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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 전세사기 등 가슴을 아프게 하는 뉴스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꿈과 희망의 공간 이어야 하는 집인데, 부푼 꿈과 희망을 다 빼앗아버리는 사기행위라서 더더욱 화가 나고 슬픕니다. 비록 정부에서 정책과 구제 요건을 마련하고는 있다지만, 앞으로도 분명 전세사기는 계속 이루어질 것 같은 비참한 생각이 먼저 들고 있습니다.

 

전세사기를 예방하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본인이 전세 관련 지식이 있어야 사기를 예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비록 전문가는 아니지만, 가장 기본 중에 기본인 등기부등본 보는 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보는 법을 배우셔서, 최소한 등기부등본을 기본적인 부분만큼은 볼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직접 발급받고 체크한 서류를 사용하다 보니 사진이 많이 지저분한 것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등기부등본-보는법-배너

등기부등본이란?

등기부등본을 보려면, 우선 등기부등본에 대해서 간략하게라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2011년에 관련 법령인 '부동산등기법'이 개정되면서 '등기부등본'이라는 용어가 '등기사항전부증명서'로 변경되었습니다. 즉, 우리가 말하는 등기부등본은 실제로는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의미합니다.

 

등기부등본은 부동산의 권리와 소유에 대한 내용이 기록된 문서이기 때문에, '건물면적', '소유자', '권리 변경 사항', '제한 사항' 등에 대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람의 '주민등록등본'에 해당하는 문서라고 생각하시면 조금은 쉽게 이해가 갈 것 같습니다.

 

부동산에는 '건물'과 '토지'가 있기 때문에 각각에 대한 문서가 따로 있고, 주민등록등본에 '과거 이력 표시'가 있는 것처럼 등기부등본에도 '현재 유효사항', '말소사항 포함'을 선택 가능합니다.

 

일반 사항

등기부등본-예시

위 사진은 제가 이사집을 구하기 위해 발급했던 등기부등본 사본입니다. 이사 가려는 집에 근저당이 잡혀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건물', '현재 유효사항'을 선택했습니다.

*근저당은 아주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주택 담보로 돈을 빌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고유번호-등기-열람

우측 상단을 보시면 '고유번호'라고 적혀있는데, 이것은 해당 부동산 고유의 번호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주민등록번호'에 해당하는 것으로, 위 사진처럼 인터넷 등기소에서도 '고유번호로 찾기' 메뉴가 있습니다. 고유번호로 검색했는데, 등본에 나와있는 주소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거나, 혹은 등본 상단에 고유번호가 보이지 않는다면, 해당 서류는 위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좌측 하단을 보시면 '열람일시'라고 적혀있습니다. 해당 등기부등본의 정보가 언제 기준이냐는 의미입니다. 열람일시가 너무 과거라면, 최근 변경점을 숨기고 있다고 의심을 해볼 만합니다. 물론 변경사항이 전혀 없어서 발급비를 아끼기 위해 그러는 경우도 있지만, 전세가 아닌 월세라 해도 수백에서 수천만 원의 보증금을 거래할 텐데 단돈 몇천 원 아끼기 위해 과거의 서류를 보여주는 것은 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종종 계약을 하고 잔금 처리일 전에 근저당을 잡거나 명의를 변경하는 식으로 사기를 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잔금 처리 직전 시간으로 다시 한번 등기부등본을 확인해서 명의나 근저당 여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잔금을 처리하고 계약서를 쓸 때는 꼭 가장 최신 시간 기준의 등기부등본을 다시 한번 더 확인하고, 등본상에 협의하지 않은 변경사항이 생겨있다면 사기일 가능성이 많으니 계약을 진행하지 않은 것을 추천드립니다.

 

표제부 내용

등기부등본-표제부-예시

등기부등본의 표제부는 해당 부동산의 기본정보와 등기사항을 간략하게 요약한 곳입니다. 해당 건물의 주소는 무엇인지, 언제 등록되었는지, 건물의 구조는 어떻게 되어있는지 등을 알 수 있습니다.

 

건물의 주소지와 등본상의 주소가 같아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분명 신축건물이라고 들었는데 접수일이 상당히 오래되었다거나, 4층이라고 안내를 받았는데 등기부등본에는 3층까지만 나와있거나 하면 의심을 해봐야 합니다. 등기부등본에 3층까지만 있는데 4층을 안내받은 경우 거주가 허용되지 않은 불법 증축물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간혹 몇몇 집은 '지하'라는 이미지를 주지 않기 위해 지하층을 1층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등기부등본 상에는 지하(B01층)가 실제 문 표시에 1층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등본상 3층이 실제 표기상은 4층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불법 증축물은 아니지만, 부동산의 도움 없이는 파악하기가 힘듭니다.

 

 

또한 '건물내역'을 보자면, '제2종 근린생활시설 및 다가구주택'으로 되어있습니다. 쉽게 말해 부동산의 사용용도가 1층은 상가, 2~4층은 주거공간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건물내역이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만 되어있다면, 해당 건물은 거주가 아닌 '상가'로만 승인받았다는 의미입니다. 전입신고가 된다면 거주는 가능하겠지만, 전세자금대출이 안되고, 각종 세금도 높습니다. 만약 '다른 건물로 전세자금대출받고, 이 건물로 돈만 넣으면 된다'라는 말을 듣는다면, 사기일 가능성이 높으니 그냥 무시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호수별-등기-구분-예시

집합건물의 경우에는 위 사진처럼 각 층 호수마다 등본이 별도로 작성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원하는 집(층 호수)에 대한 등본을 확인해야 합니다. '좌우 대칭으로 동일하게 생겼으니 상관없다'처럼 별 상관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반드시 조심해야 합니다. 호수별로 등본이 작성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각 호수별로 소유자가 다르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집 크기만을 보는 경우에는 상관없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반드시 소유주의 이름을 확인해야 합니다.  

 

갑구 내용

등기부등본-갑구-예시

 

등기부등본의 갑구에는 소유권에 관한 사항이 나타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맨 우측에 '권리자 및 기타 사항' 칸에 적혀있는 현재 소유자가 누구인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명시되어 있는 이름이 해당 부당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모든 계약서에는 여기서 확인되는 소유자의 이름이 적혀야 합니다. 가능한 한 얼굴,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등으로 미리 실제인물과 동일인물인지 확인해봐야 합니다. 

 

계약 자체는 대리인이 오는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는 집주인 사장님이 너무 많이 바빠서 공인중개사에게 100% 완전히 맡기는 경우도 경험해 봤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계약은 무조건 등본상의 소유자 이름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만약 계약서를 봤는데 등본상의 소유자가 아니라 전혀 다른 이름이 적혀있고, '계약할 시점에는 이 사람으로 바뀌어있을 것이다', '명의만 저렇고 실제는 이 사람이 소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등등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계약하는 것을 요구한다면 의심부터 해봐야 합니다. 결국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증거가 되는 것은 사람의 말과 기억이 아니라 공식적인 문서입니다. 문서상으로 소유자가 아닌 사람과 계약을 했다면, 여러분의 돈이 법으로 보호받을 가능성은 한없이 0%에 가까워집니다.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등기목적에 "가압류"나 "압류"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면 무조건 계약 안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집주인이 돈을 갚지 않아서 돈 빌려준 사람이 압류(재산 처분 금지)를 걸어놓은 거고, 집이 경매로 넘어갈 확률이 높습니다. 빌린 돈도 갚지 않는 사람이, 여러분의 보증금을 돌려줄 가능성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을구 내용

등기부등본-을구-예시

등기부등본의 을구에는 '근저당권', '전세권' 등에 대한 사항이 나타나 있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을구에 내용이 하나도 없는 집을 찾는 것이 전세를 찾는 입장에서는 가장 좋습니다.

 

임대계약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근저당'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것처럼 근저당이라는 것은 "집주인이 대출을 받았는데, 집을 담보로 걸어둔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가장 이해하기 쉽습니다. 대출금을 갚지 못한다면, 여러분의 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근저당이 있다고 무조건 나쁜 집은 아닙니다. 집 시세가 10억인데 근저당이 1억 잡혀있고 보증금이 1억이라면, 시세 대비 근저당+보증금의 비율이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많이 높습니다. 그러나 집 시세가 10억인데 근저당이 5억 잡혀있고 보증금이 3억이라면, 시세 대비 근저당+보증금 비율이 80% 정도이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합니다.

 

 

'근저당+총 보증금'이 시세의 80%를 넘어가는 것을 흔히 말하는 깡통전세라고 표현합니다. 집주인이 집에 대한 권리가 거의 없기 때문에 경매로 넘어갈 확률이 높고, 경매를 진행해서 건물이 팔린다 하더라도 보증금의 우선순위는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전체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동산의 실거래가는 직접 주위부동산을 돌아다니면서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지만,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국토교통부에서 제공하는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사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니면 부동산 어플(네이버 부동산 등)에서도 대략적인 시세를 확인 가능합니다. 

 

만약 을구에 '전세권'이 있다면, 해당 부동산에 입주한 것을 등본상에 공식적으로 남겨놓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집주인 허락이 있어야 하고 돈도 많이 들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에는 그리 하지 않는 방법이긴 합니다. 가장 현실적인 이유로 전입신고가 불가능한 분들이 보증금에 대한 대항력을 갖추기 위해 설정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또는 집주인이 사람이 아니고 법인인 경우 전입신고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입신고 대신 전세권을 설정하기도 합니다.

 

전세권이 설정되어 있는 곳은 어떻게 보면 여러분보다 돈을 돌려받는 우선순위에 누군가가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집이 아주 마음에 드는 것이 아니라면 그냥 지나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상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등기부등본 보는 방법에 대하여 알아봤습니다. 내용이 너무 어려웠다면 '주소', '소유자', '근저당%' 3가지 만이라도 꼭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집주인이 독하게 마음먹고 사기를 치려고 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등기부등본만 어느 정도 볼 줄 안다면 상당수의 위험한 집은 피해 갈 수 있습니다. 전세사기로 마음 아파하시는 분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안심전세포털에서 전세사기 유형별 사례와 대처방안을 안내하는 페이지를 만들었으니, 전세를 계약해야 하시는 분들은 꼭 살펴보시고 미리미리 정보를 얻어놓으시길 바랍니다.

 

HUG전세사기예방센터

HUG전세사기예방센터

www.khug.or.kr